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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다라본트 이름은 아마 낯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을 알게 되면 그의 이름이 달리 보일 텐데요. 그는 미국의 영화감독이면서 영화제작사를 설립한 사람으로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미스트, 워킹데드와 같은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은 감독입니다. 저도 웬만하면 다 본 영화였는데 그의 작품이란 사실에 깜짝 놀랐었죠. 오늘은 이 멋진 작품들을 만든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생애와 대표작품을 소개하고 그의 작업 서사의 특징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프랭크 다라본트의 생애
헝가리계 미국인으로 소련의 정책에 반대하는 헝가리 혁명의 실패 후 프랑스 몽벨리아르의 난민수용소에서 헝가리 난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유아시절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게 됐는데, 난민의 이주, 정착되지 못한 불확실성, 생존경험은 다라본트의 세계관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는 영화 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할리우드에서 경력을 쌓았습니다. 다라본트는 저예산 영화의 세트장을 만들기도 하는 등 영화제작을 경험을 쌓아갔지만 정작 그의 관심은 글쓰기였습니다. 그런 그는 공포장르인 나이트메어 3:꿈의 전사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그는 재능 있는 작가로 우뚝 서게 됩니다. 다라본트의 경력에서 가장 핵심이었던 순간은 바로 스티븐 킹과의 작업을 하게 되면서입니다. 영화광이었던 스티븐 킹이 아마추어 영화인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무료로 영상화할 수 있도록 허용을 했고, 스티븐 킹은 자신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다라본트의 영화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되었죠. 이러한 연결은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과 작가의 공동 작업 중 하나가 되었으며 몇 년 후 다라본트는 스티븐 킹의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미스트를 각색, 감독하였습니다. 스티븐 킹이 묘사하는 복잡한 인물들과 내면의 감정을 화면으로 담아내는 능력이 아주 탁월했던 프랭크 다라본트였습니다.
쇼생크 탈출(1994)
쇼생크 탈출은 원래는 각본가였던 프랭크 다라본트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의 내용을 충실하게 각색한 작품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으며, 2015년부터 미국 의회도서관에 영구 보존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다양한 부문에 후보에 오른 반면 어떤 부문에서도 수상은 못했답니다. 배우들의 연기, 감동적인 스토리, 치밀한 연출과 색감 그 모두가 잘 어우러져 만들어진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 속에 비평가나 관객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몇 안 되는 누구나 두루 좋아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앤디가 온갖 오물을 뒤집어쓰고 하수구 파이프에서 기어 다니는 장면에서 옥의 티가 있는데 똥물을 헤쳐 나온 앤디의 티셔츠가 여전히 하얀색이었다는 사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도 있는데 교도소 도서관 사서 브룩스가 다친 새를 돌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동물 보호 단체가 새 모이로 벌레를 먹였다며 말도 안 되는 항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작진은 구거디가 낚시 미끼용이라 어차피 죽은 벌레라며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영화는 특이하게 대체로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영화를 진행합니다. 주인공은 앤디지만, 화자는 레드로 1인칭 관찰자 시점이 소설에서는 잘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 원작과의 차이점입니다. 그리고 엑스트라로 나온 출연자들 중 촬영장소에서 실제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나왔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처음 상영할 때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레드가 가석방된 후 살아가는 장면이 일부 잘려 나갔다고 합니다. 이유는 광고 시간을 느리거나 사영회수를 늘리기 위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부분을 임의로 잘라내는 못된 짓을 배급사들이 많이 했기 때문이죠,
그린마일(1999)
다라본트는 스티븐 킹과 다시 한번 조우하여 그린마일을 제작했습니다. 교도소 내의 사형수들만 수감된 구역에서 특수능력자인 존 커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다라본트만의 연출과 시각 스타일로 관객들을 끝까지 화면에서 눈을 못 떼게 만듭니다. 존 커피의 능력은 병을 고치거나 제어하는 것인데 강간 살해된 자매를 살리려다 실패한 직후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억울하게 살인누명을 쓰게 됐습니다. 이미 죽은 대상은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죠. 쇼생크 탈출과 마찬가지로 희망과 구원, 인간의 품위가 가지는 힘을 주제로 다루지만 특히 그린마일에서는 초자연적인 요소를 사형수 감옥의 투박하고 현실적인 설정에 이질감 없이 잘 엮어가며 표현합니다. 주인공을 맡은 마이클 클라크 던컨은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조연상을 포함해 4개의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도 후보에만 올랐지만 얼마나 많은 성공을 거두었는지 짐작할 수 있죠. 다라본트가 만든 그린마일은 사실적인 부분과 판타지의 균형을 유지하며 인간적이지만 감성적인 이야기를 잘 다뤄내 영화제작자로서의 그의 명성을 확고히 했습니다.
더 미스트(2007)
스티븐 킹의 세 번째 각색 작품인 더 미스트는 이전의 영화에서 보여줬던 희망과 구원을 비틉니다.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정체 모를 안개가 뒤덮이고 주민들이 마트에 모이면서 안개 밖에서 어떤 일이 다가오는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스토리의 영화입니다. 단순히 괴물이 나오는 비주얼이나 공포만 표현한 것이 아닌 인간 본성이 가지고 있는 암울하고 비관적인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데요. 주인공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리는 장면은 다시 생각해 봐도 참 가슴이 아립니다. 게다가 그게 끝이 아닌 결과가 더 그의 결정을 더욱 참혹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말은 관객들을 멘붕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대담한 방식의 네거티브한 선택이었죠. 마트 안으로 다양한 인물들을 가두고 그 안에서 두려움, 사회질서 붕괴, 잘못된 믿음을 보여주어 괴물의 위협만큼 심리적 공포를 강조합니다. 사람들이 두려움에 빠지면 어떻게 최악과 최고의 선택을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영화계에 미친 영향
그는 영화뿐만 아니라 만화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워킹데드 TV시리즈도 각색하여 방영했습니다. 다라본트는 텔레비전이라는 매체에 좀비 장르를 도전하였고 폭발적인 반응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예산 삭감 및 지향하는 방향의 다른 제작사와의 충돌로 첫 시즌을 마지막으로 하차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가 워킹데드 시리즈에 미친 영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TV시리즈 중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시리즈의 발판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워킹데드를 마지막으로 감독은 그 어떤 작품활동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지만 스티븐 킹의 각색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다라본트의 영화는 연출력은 인간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탁월해 많은 관객과 비평가 모두에게 그를 향한 충성스러운 팬들을 만들어냈죠. 헝가리 난민의 자녀로 출발한 한 소년이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감독에 이르기까지 갑자기 그의 머릿속이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