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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는 90년대의 새로운 영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입니다. 영화제작자들에게 다양한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며 골수팬이 있을 정도로 색이 강한 감독인데요. 오늘은 그런 쿠엔틴 타란티노의 성장기와 대표작품의 뒷이야기, 그의 작품 색깔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성장기

1963년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태어난 쿠엔틴 타란티노는 아버지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영화광이었는데 그런 어머니아래서 뭣모르던 어릴 시절부터 극장을 따라다니게 됩니다. 16살에 배우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학교를 그만두면서 캘리포니아의 대형 비디오 대여점에 취직했는데요. 이 일을 계기로 그는 배우에서 시나리오를 쓰는 감독이 되기로 마음을 바꿉니다. 하루 종일 비디오를 보고 손님들과 토론하고 비디오를 큐레이션 해줬던 타란티노의 행보는  '어떤 비디오가게에 갔더니 진짜 대단한 녀석이 있다더라' 하면서 할리우드에까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타란티노는 고전, 유럽 예술영화, B급 오락영화, 대중소설, 하물며 온갖 장르의 음악까지 방대한 양의 문화를 아무런 편견 없이 마구마구 섭렵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안목이 날카롭고 뛰어났습니다. 그의 안목에 대한 소문은 할리우드 영화계에 타란티노라는 이름을 인지하게 했고 그 계기로 공동으로 쓴 트루로맨스의 각본을 팔아 영화를 제작하여 할리우드에 발을 딛게 됩니다. 그 첫 영화가 바로 저수지의 개들(1992)입니다.

대표 작품과 뒷 이야기

저수지의 개들(1992)은 타란티노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감독 본인의 스타일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도 대중들에게 먹힌 작품적으로도 훌륭한 명작입니다. 이 영화에 출연했던 팀 로스, 마이클 매드슨, 스티븐 부세미 등이 출연했었는데 소위 타란티노 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뭉쳐 타란티노 감독의 많은 작품과 함께 했습니다. 타란티노는 종종 자신의 영화에 조연으로 깜짝 등장하기도 하는데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타란티노 감독은 이 영화의 각본을 28살에 완성했으며 제목은 과거 자신이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일할 때 한 손님이 굿바이 칠드런을 저수지의 개 영화라고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어 기억해 두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펄프 픽션(1994)은 타란티노 감독을 본격적으로 각인시킨 영화입니다. 고전적인 장르를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맞물리며 여러 단락으로 나눠 전개하는 독특한 방식은 많은 영화인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주인공으로 암살자 빈센트 베가의 존 트라볼타, 줄스 원필드의 사무엘 잭슨, 범죄 두목 마셀러스 윌리스의 빙 라메스, 그의 아내 미아 월리스의 우마서먼 등 강렬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90년대 대중문화의 상징이 될 정도로 이들 캐릭터들이 영향을 주었죠. 원래는 우마서먼이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었는데 타란티노가 전화를 걸어 직접 각본을 읽어주면서까지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타란티노가 그려낸 이미지를 탁월하게 연기한 우마서먼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으며 감독과 배우 둘 다 모두에게 득이 된 셈이었죠. 지금은 아주 대배우인 사무엘 잭슨과 존 트라볼타의 젊었던 시절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킬빌(2003)은 총 두 편으로 제작됐는데 결혼식에 갑작스러운 습격으로 모든 사람이 몰살당하고 거기서 겨우 생명만 건진 신부의 복수극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다 표현해 낸 작품일 정도로 일본 만화나 중국 무술 영화의 판타지를 영화 속에 그대로 녹여냈습니다. 영화 상영시간이 너무 길어 두 편으로 나눠졌지만 한 번에 연달아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있는 동안 그가 흡수했었던 오래된 영화들의 오마주가 가득한데 아마 영화광들은 감상 내내 반가운 장면들이 떠오르며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펄프픽션에서 인연을 맺었던 우마서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노란 옷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츄리닝을 입고 검을 휘두르는 장면은 보는 재미가 쏠쏠했으며 잔인한 전투장면의 카메라 각도나 연출 방식에서 감탄이 나옵니다.

작품 색깔

쿠엔틴 타란티노 하면 B급인 척하는 S급 영화감독으로 손에 꼽힙니다.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숱하게 봤던 B급영화들을 차용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보여줬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극단적인 폭력성과 B급연출, 찰진 대사, 과거 영화의 오마주, 탁월한 음악선곡 등이 있으며, 극과 극인 캐릭터들의 충돌이나 수준 높은 말장난 같은 대사, 서스펜스 넘치는 전개나 비선형적 서사구조 등이 특징으로 나타납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은 관객이나 비평가들이 느끼는 감정은 하나같이 B급 같은 분위기를 내는 A급 블랙 코미디나 드라마라고 합니다. 그는 영화 내내 B급 영화에 대한 오마주를 보여주고 수위가 높은 폭력이 난무하는 폭력적인 장면 연출이 많습니다. 게다가 폭력성과 맞물리게 B급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희화하는 블랙유머의 대가라서 폭력적인 장면을 보는 중간중간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죠. 버스터즈:거친 녀석들의 히틀러와 나치, 장고:분노의 추적자에선 캘빈 캔디 같은 악덕 노예주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찰스 맨슨 일당이 바로 그 대상이죠. 폭력을 당해도 싼 대상으로 만들어 잔인할 수 있는 폭력적인 장면이 되려 통쾌하게 즐길 수 있게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트루 로맨스의 각본을 팔아 그 돈으로 영화를 만들었을 정도로 그는 천재적인 각본가입니다. 특히 대사가 아주 기가 막히죠. 온갖 욕설과 블랙 유머가 쏟아져 나오지만 대사의 퀄리티가 곱씹어 볼정도로 높으며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들게 하여 후반부에 한방 터뜨리는 것이 그의 장기입니다. 실제로 그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2회나 수상했답니다. 입담이 없으면 타란티노 영화가 아니라 할 정도로 수다스러운 대화들은 그의 특징이며 다른 감독들의 대본을 손봐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단지 한국정서에 와닿지 않은 서양식 블랙 유머가 많다 보니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거나 마니아층에서 즐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국내 번역가들의 상당수도 타란티노가 의도하는 대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되려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펄프 픽션부터 각본 못지않게 만화나 고전영화 같은 분위기가 굉장히 돋보이는 영상미로도 굉장한 호평을 듣는데요. 펄프 픽션은 누아르와 미국잡지의 코믹스 분위기가 적절하게 연출됐고, 킬빌은 일본 만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의 주제가 그의 필모 그래피를 관통하는데요. 바로 복수입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가장 중요한 작품 특징 중 하나가 음악 선곡이 탁월하다는 것입니다. 1960~1970년대 음악을 영화에 자주 사용하며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노래들로 구성하여 과거의 노래를 그의 영화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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