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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자주 보신 분이라면 아마 알 수도 있는 감독이겠습니다. 제임스 완은 호주의 영화감독으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아시아계 감독 중 가장 많은 흥행과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진 감독입니다. 오늘은 제임스 완의 연출 특징과 그의 필로그래피를 통해 어떤 작품들이 있었는지 알아보고 영화 밖의 이야기도 들려주려고 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제임스 완의 연출 특징
제임스 완은 호러와 블록버스터를 종횡무진하는 감독으로 영화 장르에 맞춰 연출 스타일이 바뀝니다. 호러영화는 어둡고 눅눅하고 소름 돋는 음악이나 현실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세트를 만들어 촬영한다면 블록버스터는 화려한 색감과 웅장한 음악, 생동감 넘치는 액션과 영상미를 보여줍니다. 예술성보다는 상업성에 치우쳤지만 관객이나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는 감독이죠. 제임스 완은 점프스케어를 자주 쓰는 감독으로 이를 유행시킨 선구자 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점프 스케어란 무엇인지 간단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안도하는 순간에 갑자기 뭔가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하는 기법으로 생각보다 세련된 점프 스케어를 연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전 작업으로 조금씩 긴장을 고조시켜야 하는데 이때 관객들에게 친숙한 장소를 단일 샷으로 길게 찍어 보여주면서 조금씩 심리적 압박을 빌드업하다가 그 긴장감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장면을 넣고 난 뒤 안심했다 싶을 때 바로 점프 스케어기법을 넣는 것입니다. 이 기법은 공포영화나 공포게임에도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물론 어드벤처물이나 소프트한 호러 분위기를 섞은 작품에도 무언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연출도 사용할 수 있으며 튀어나오는 것으로 분위기 전환이나 고조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점프스케어 기법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컨저링시리즈 이후로 제임스 완을 포함해서 다른 공포 영화 장르에 점프 스케어가 남발되다 보니 비판도 적지 않게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임스 완은 점프스케어를 극의 긴장감에 적절하게 잘 사용하여 철저하게 만든 미장센과 연출이 탁월해 극의 완성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혹평이 크지는 않다고 합니다. 아쿠아맨과 말리그넌트를 촬영할 때 롱테이크 액션을 활용하는 차별화를 뒀는데요. 그중 말리그넌트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교회 액션신이 떠올랐다고 할 정도로 롱테이크와 고어한 연출이 시너지를 일으킨 장면입니다. 그리고 제임스 완의 작품에는 목각인형이 많이 등장합니다. 직쏘의 목각인형, 데스 사일런스의 목각인형과 인형사, 컨저링의 애나벨이라는 목각 인형 등등. 오죽하면 감독 본인 스스로 사람들이 저를 킬러인형영화 장인으로 부른다고 언급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필모 그래피
쏘우(2004), 데스 센텐스(2007), 데드 사일런스(2007), 인시디어스(2011), 컨저링(2013), 인시디어스-두번째 집(2013), 애나벨(2014), 분노의 질주:더 세븐(2015), 데모닉(2015), 인시디어스 3(2015), 컨저링 2(2016), 라이트 아웃(2016), 애나벨:인형의 주인(2017), 인시디어스 4:라스트 키(2018), 더 넌(2018), 아쿠아맨(2018), 요로나의 저주(2019), 애나벨 집으로(2019), 모탈 컴뱃(2021), 컨저링 3:악마가 시켰다(2021), 말리그넌트(2021), 매간(2023), 인시디어스:빨간 문(2023), 더 넌 2(2023), 쏘우 X(2023),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2023), 나이트 스윔(2024), 그 외 티비 시리즈에도 감독이나 제작자로 활동했습니다. 그럼 대표적인 작품 쏘우, 인시디어스, 컨저링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탐구해 보겠습니다. 쏘우(2004)는 첫 작품부터 대박을 친 작품으로 반전이 있는 심리적 공포를 잘 보여준 영화입니다. 피해자가 비참한 선택을 해야 하는 게임 개념을 도입해 관객들이 도덕적, 정서적으로 고민하게 합니다. 그 당시 호러 팬들에게는 그의 영화가 호러영화계에 내실 없는 잔혹함만 집중하는 유행을 만들었다며 비판했지만 제임스 완 감독은 고문 포르노라는 말에 휩쓸리기보다 그 영화로 인해 다른 영화일을 하게 됐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그 밖의 일은 배부른 고민이라고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신 쏘우시리즈 이후로 인시디어스를 시작으로 잔혹함을 줄이고 심리적인 공포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시디어스(2010)는 우리가 접하는 일상적인 교외 주택이라는 공간을 활영하여 악령에게 고통받는 평범한 가족이 겪는 초자연, 심리 공포물로 무려 150만 달러의 저예산 제작비로 전 세계에서 9700만 달러라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역이서 영적 현상 전문가 엘리스 역을 맡은 린 셰이 배우는 무수한 호러 영화에 출연한 숨은 호러퀸으로 언론 인 더 다크, 나이트메어, 더로드, 매니악스 등에 출연했습니다. 인시디어스는 잘 배치된 점프 스케어와 으스스한 비주얼, 불안한 사운드와 압도적인 공포감을 조성하여 영화 보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특정 평론가는 이 영화는 옷장에서 무엇이 튀어나오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옷장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점이 중요하다를 잘 지킨 영화로 평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컨저링(2013)은 안드레아 페론이라는 여성이 실제로 이야기를 쓴 책을 바탕으로 각색한 영화입니다. 예상 가능한 점프 스케어는 없애고 분위기와 스토리만으로 몰입이 잘 되는 영화지만 서양 공포영화의 고질적인 특징이자 단점인 놀래기키만 하다가 뒤로 가면 갈수록 악령의 초능력 같은 능력을 보여주면서 고어물로 장르가 변형되는 것 같은 느낌에 현실감과 몰입감이 다소 줄어드는 부분도 있다는 평도 있습니다. 어쨌든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는 영화 홍보문구답게 잘 빠진 호려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영화 밖 이야기
제임스 완의 원픽 배우는 인시디어스 1,2와 컨저링 1,2,3 그리고 아쿠아맨, 애나벨 집으로, 아쿠아맨 2 이렇게 총 8편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패트릭 윌슨입니다. 완 감독은 패트릭 윌슨이 나온 영화 모두 예상치를 웃도는 흥행을 했다며 그를 행운의 부적처럼 여긴다고 하네요. 그런 감독을 패트릭 윌슨 배우 또한 상당히 신뢰하고 있으며 완 감독 덕분에 자신의 인지도도 상승했고 영화흥행에 따른 보상도 상당하니 당연한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중국계 영화감독 중 제임스 웡 감독과 이름 때문에 혼동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데 국내 영화 사이트에서 두 감독 작품의 이름에 제임스 왕이라고 표기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컨저링 2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적이 있는 완은 팬들이 지어준 한국 이름인 '임수완'이 적혀있는 주민등록증을 들고 인증샷을 날리고 했고, 그가 눈여겨보고 있는 한국 배우로 원빈을 언급했다고 하네요. 평가가 거의 좋지 않았던 DC확장 유니버스의 징크스를 깬 제임스 완 감독은 입지가 매우 높아졌는데요. 바로 DC 확장 유니버스의 주요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DC필름을 지휘하는 임원진들 모두 제임스 완 라인의 인맥들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