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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의 삶, 작품 특징, 브랜드 그 자체

by 부레옥잠잠 2024. 10. 6.

영화계에는 정말 멋진 외모와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중 독보적이며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아름다운 파스텔 톤의 색감과 좌우가 대칭인 화면구도에 21세기 영화계의 미장센을 대표하고 있는 웨스 앤더슨이 있습니다.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로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웨스 앤더슨의 생애와 작품 특징,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 감독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자 보려고 합니다.

웨스 앤더슨의 삶

1060년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광고계에 종사하는 아버지와 고고학자 출신의 부유한 공인중개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집안을 보면 어마어마한 것이 증조할아버지는 타잔과 존카터의 작가이며 웨스 앤더슨 본인 또한 텍사스 명문대인 오스틴을 졸업했습니다. 그의 영화에는 해체 직전의 가정이 등장하는데 부모님의 이혼 등 개인적으로 복잡했던 삶의 영향도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서 연극과 영화를 만들면서 엘리트로 졸업했고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의 철학과에서 오웬 윌슨을 만나게 됩니다. 오웬 윌슨과 웨스 앤더슨은 서로에게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는 파트너 관계가 되는데요. 그들의 창의적인 파트너십은 앤더슨의 초기 작업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윌슨과 그의 동생 이렇게 셋이서 단편 바틀 로켓을 만들게 됐죠. 후에 장편으로 늘려 바틀로켓이라는 데뷔작을 내놓게 되고 이 작품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컬트적인 팬들도 많이 얻게 됐고 영화계에 독특한 감각으로 자리매김을 한 계기가 됐답니다. 이후 꾸준히 쌓여온 호평과 골수팬의 지지로 문라이즈 킹덤을 제작하고 칸 영화제 첫 출품작으로 개막작이자 황금 종려상 후보에도 올랐으며 그랜드 부타 페스트 호텔 작품은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이었고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필모그래피만 언급할 정도로 그의 사생활은 영화만큼이나 신비주의로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작품 특징

웨스 앤더슨은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보유한 감독입니다. 좌우가 딱 떨어지는 대칭을 이루고 인물을 중앙에 배치한 샷을 의도적으로 배치하는게 특징입니다. 여기에다 카메라의 무빙 또한 인물을 따라 이동하는 게 아닌 수평, 수직, 줌인, 줌아웃으로 정적인 연출을 합니다. 그런 요소들이 마치 2D 그림책을 보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앤더슨은 장면에 연출하고자 하는 색상을 미리 세심하게 선별해 컬러 팔레트를 지정해 놓고 작업합니다. 인물들의 의상에 비비드 한 컬러를 사용해 인물의 내적 상태나 상징성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또한  종종 파스텔 색조와 빈티지한 분위기를 특징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이렇듯 자신의 색깔과 비전이 확고하다보니 컬트적인 팬이 많고 화면 색채가 아주 아름다워 힙스터들에게도 인기가 아주 높습니다. 앤더슨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영화 속 인물들의 의상이나 캐릭터의 개성을 반영하는 기발하면서 감각적인 요소를 만들어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입는 유니폼이나 양복 등 시각적으로 구별되는 시그니처 의상을 입혀 시각적으로 구별을 유도합니다. 또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것도 큰 특징으로 건물, 차량, 풍경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사용하며 이 기술은 그의 영화 세계가 몽환적이고 장난감 같고 유머러스하게 보이게 만듭니다. 그리고 앤더슨의 시그니처 감각이 서사를 더욱 자기만의 톤으로 만들어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색감과 안정적인 구도는 어두운 주인공의 서사를 위트 있게 희극처럼 보이게 하며 반대로 강박에 가까운 대칭구도와 감정이 절제된 말투나 부자연스러운 행동, 직선적인 카메라 무빙은 어딘가 통제되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니까요. 동화 같은 색감이나 분위기와는 다르게 영화에서 보여주는 서사는 동화 같지 않습니다. 주인공들이 대부분 결핍이나 무언가로부터 해방을 원하는 인물들이 나오기 때문이죠. 또한 그는 배우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연기를 극도로 억제하고 담담하고 연극 같은 톤으로 대사를 하도록 디렉팅을 하여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러다 보니 굵직한 배우든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든 앤더슨의 연출과 연기 지도에 따라 신인에게도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문라이즈 킹덤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신인 발굴의 주역인 대표적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는 위트있는 대사의 코미디 연출을 지향하는 지라 자막 번역의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번역가 확석희조차 혀를 내둘렀을 정도라고 합니다.

브랜드 그 자체

앤더슨의 영향력은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패션, 디자인, 소셜 미디어까지 그의 미학이 회자되며 앤더슨 만의 미장센을 패러디하기도 합니다. 내용보다는 색감과 구도만 우선시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의 영화는 더 깊은 울림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화면에서 느껴지는 감각적인 색감과 표현 스타일에 유니크하고 아름답다고만 생각했지만 그 정적이고 강박적인 구도가 오히려 이야기의 깊이에 집중하게 만들더군요. 어른이 얼마나 아이 같고 아이는 되려 어른 같으며 비극이 희극 같다가도 희극이 오히려 절망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잘 표현합니다. 결함이 있는 주인공들의 유머와 비극을 아름다운 색감의 화면과 어우러져 감상하다 보면 저절로 팬이 되어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감독입니다. 이렇게 확고한 스타일이 있는 웨스 앤더슨의 팬덤은 두터운데 그림이나 광고 등 예술 분야에서 그를 오마주 하기도 하고, 웨스 앤더슨을 사랑하는 팬들이 자체적으로 인스타그램에 웨스 앤더스스러운 사진들이 업로드되며 책을 내거나 전시회를 엽니다. 최근에는 AI가 학습한 웨스 앤더슨의 연출방식으로 다른 영화를 재해석한 영상이 유튜브에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개봉할 당시는 그의 영화는 비주류로 분류돼 컬트적 팬들과 우호적인 평론가가 많았음에도 몇 안 되는 개봉관에서밖에 만나 볼 수 없었습니다. 후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상당한 흥행몰이를 하면서 상영관이 늘어났었죠. 반짝하고 사라질 유행 같은 스타일이 아니라 뚜렷한 철학이 담겨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된 것입니다. 그런 그가 추천하는 영화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에스터로이드 시티, 에이드리언 브로디, 여자를 좋아했던 남자, 스파이 브릿지, 주정뱅이 천사, 방랑자, 드럭스토어 카우보이, 복수는 나의 것, 신세기 에반게리온, 추억은 방울방울, 윌리웡카와 초콜릿 공장, 빅 리스크, 마지막 선택, 소공자 둥을 추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