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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저의 인생에서 늘 기대하게 만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작품들은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저의 자녀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옛날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빼놓지 않고 봤을 정도랍니다. 주옥같은 작품이 너무나 많지만 아이와 제가 제일 재미있게 봤던 모노노케 히메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단순한 흥미위주의 애니메이션이 아닌 자연과 인간의 관계, 악인과 선인의 경계가 모호한 도덕적으로 복잡한 메세지가 그 안에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앞으로 재미있게 이야기 나눌 두 영화 모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핵심 신념이 잘 드러나는데 환경을 독식하는 인간의 이기심,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 여성이 주도적인 모습으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모노노케 히히매와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대해 하야오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함께 더 깊은 이해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럼 출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메세지, 인간과 자연의 관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미묘한 관계와 그 균형에 대해 고민해 볼만한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가장 지배적인 주제 중 하나입니다. 모노노케 히매에 나오는 여러 신들과 정령들과 인간이 서로 갈등을 빚는 이야기인데 인간을 구원하고 돕는 여성 대장인 에보시는 인간의 야망과 기술의 진보를 주도하고, 늑대가 키우는 모노노케 히메인 산은 인간이지만 자연을 수호하는 여전사로 나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참 재미있게도 선과 악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서 보면 서로가 그럴 수밖에 없는 동기를 지닌 것이죠. 에보시 대장도 인간들 세상에서 나병환자나 여성들처럼 약자인 사람들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다만 기술과 야망이 꿈틀대는 그녀의 존재는 숲과 전쟁을 일으키게 만들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정령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캐릭터가 확실합니다. 치히로가 목욕을 시키는 오물신 같은 경우는 알고 봤더니 강에 수없이 버려진 폐기물들이 쑤욱 빠져나가면서 아주 멋진 강의 신의 모습으로 변했는데 그 장면도 미야자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환경에 대한 메세지를 담아낸 것 같습니다. 아주 많은 장면들 중 잠깐 나오는 장면인데도 하나의 캐릭터로 메세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게 참 멋진 감독임에 틀림이 없네요. 그리고 가오나시라고 존재감 없다가 치히로의 관심을 얻기 위해 점점 탐욕스러운 괴물로 변하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봤던 장면인데 이것 또한 현대사회의 물질주의를 어느 정도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두 영화 모두 관객이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동안 인간의 탐욕과 자연 착취에 대한 메세지를 스며들듯 전달하여 한번쯤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모노노케 히매의 경우는 자연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을 좀 더 직접적인 전투로 보여줬다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상징과 우화로 그 메세지를 전달하네요.

주체적인 여주인공

모노노케 히메와 센과치히로의 센은 둘 다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모노노케 히메에서 산은 인간이지만 자신을 키워준 늑대와 자연을 위해 싸우는 전사로 나옵니다. 일러스트에서 보이는 산의 표정만 봐도 어떤 캐릭터인지 감이 잡히죠. 그리고 인간의 야망 때문에 망가지는 자연을 위해 싸우면서도 인간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히메라고 부르지만 공주같지 않은 전사죠. 반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는 처음에는 신비하고 낯선 세계에 동떨어지면서 겁에 질리고 소심한 소녀로 나오지만 하나하나 자신의 힘으로 역경을 넘어갈 때마자 아주 멋지게 성장하는 여성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어린데도 배울게 참 많은 치히로입니다. 유바바를 물리치고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할 수 있는 용감하고 멋진 소녀로 성장하는 것을 보면 미야자키 하야오는 여성이 가진 내면의 힘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통적인 성 역할을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이 갖고 있는 내면의 힘으로 행동하고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개인적 성장, 용기, 도덕적 성실성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선과 악의 미묘한 경계선

미야자키 하야오에서 나오는 모든 대결은 단순하게 선과 악의 명확한 구분을 하지 않는게 특징입니다. 모노노케 히메를 처음 봤을 때 인간의 탐욕이 싫었지만 인간의 삶 속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소외된 사람을 지키고 인간의 삶을 개선하려는 지극히 인간적인 열망을 보여줌으로써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반대로 산의 정령이나 신에 대해서는 선할 것이라는 막연한 무의식을 비틀듯 마냥 선한 것으로만 표현하지 않습니다. 위협을 받거나 하면 생명을 앗아가는 등의 폭력과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아시타카는 한쪽의 편만 드는 것이 아닌 화합을 원하는 역할로 나옵니다. 여기서도 미야자키 하야오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아시타카를 통해 말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선 목욕탕 주인인 유바바, 가오나시 같은 캐릭터는 무조건 뺏고 짓밟는 악이 아닌 환경과 상황에 따라 형성되는 인물로 나옵니다. 유바바는 물론 남을 이용하는 교활하지만 아들은 너무 사랑하고, 가오나시는 처음부터 탐욕의 괴물이 아닌 주변에서 원하는 것이 탐욕이라면 탐욕에 대한 반응으로 괴물로 변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제거되면 처음에 그 귀엽던 가오나시로 되돌아가죠. 이처럼 관객이 흑과 백, 동전의 앞과 뒤로 세상을 보지 않고 중간의 입장에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합니다. 처음부터 착하고 나쁜 게 아니라 환경과 상황에 따라 만들어지기도 하며 행동에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많은 생각과 깊은 울림을 주게 됩니다.

현재 행보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로 전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미야자키 하야오는 현재도 계속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소년과 왜가리라는 작품 또한 지브리 최고의 수익을 올린 작품입니다. 2024년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포함 수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영화에서의 업적 이외에도 그는 최근 예술 분야에도 공헌을 해 24년에 권위 있는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고 애니메이션 장르를 통해 전쟁과 환경파괴, 평화주의 등 복잡한 주제를 그 답게 다루어 인정을 받았습니다. 은퇴한다는 얘기에 예전에 돌기도 했지만 여전히 영화에 혼을 쏟아붓고 있으며 앞으로도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많은 이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또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제가 어릴 때 봤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작품을 저희 자녀들도 같이 보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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