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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재난 영화에 이름이 자주 언급되는 감독 중 하나는 바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일 것입니다. 그가 만든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를 보다 보면 한국 재난 영화는 어떻게 표현할지 문득 궁금해지는데요. 그의 영화 재작 스타일에 평가가 늘 엇갈리지만 거의 흥행하는 것을 보면 그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오늘은 SF와 재난 영화의 블록버스터 하면 떠오르는 롤랜드 에머리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소개

롤랜드 에머리히는 1955년에 독일에서 태어났고 독일에서 영화인생을 출발했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젊은 시절 미술과 조각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뮌헨 텔레비전 영화대학에서 프로덕션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조금씩 영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데요. 그때 학창 시절에 만들었던 노아의 방주(1984)는 미래적인 주제와 특수효과에 대해 그가 얼마나 고심하는지를 보여준 SF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1984년 베를린 필름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되었고 이를 계기로 영화인으로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에서 소규모 프로젝트를 하다가 유니버설 솔저(1992)로 할리우드에 본격적인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 돌프 룬드그렌과 장 클로드 반담이 출연하여 베트남 전쟁에서 죽은 자를 10여 년 냉동시켰다가 사이보그 괴물 병사로 되살아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국내에는 터미네이터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홍보됐지만 터미네이터 2 제작비의 1/10 수준인 저예산으로 만든 액션물로 미국에서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작품 세계

에머리히 감독은 헐리웃에서 외국인 감독이지만 꾸준하게 활동하는 보기 드문 감독으로 대자본 블록버스터 제작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는 감독입니다. 다만 그의 작품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이 특징인데요. 미드웨이가 호평을 받았다면 문플은 혹평을 받았죠. 에머리히 감독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매스컴을 통해 호기심을 딱 잡을 만한 소재나 장면을 노출시켜 관객들에게 보고 싶은 영화 목록에 올리게 하죠. 막상 CG로 블록버스터급 물량 투하를 하면서 부분 부분 놀라움을 이끌어내지만 예상가능한 전개와 기승전결이 허탈하게 마무리될 때가 있어 살짝은 아쉽다는 게 특징일 수 있겠습니다. 그만큼 그는 내용보단 볼거리를 우선시하다 보니 칭찬과 비판을 동시에 받지만 확실한 것은 시각적으로 시원한 블록버스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영화 장면에 나오는 주요 도시들을 시원하게 파괴하는 장면들로 유명한 인디펜던스 데이와 투모로우 2012가 있죠. 도시파괴와 많은 사람들의 죽어나가는 데도 주연이나 조연이 키우는 동물들은 살아남는 전개도 자주 사용됩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너무 다행인 장면들이죠. 특히 그는 가족애가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대부분의 영화가 가족 안의 상처를 재난을 통해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이 큰 줄기이며 모든 영화에서 거의 아빠와 아들의 관계가 중요한 요소로 등장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재난 영화의 경우 남자 주인공이 영화 초반에는 별거나 이혼을 한 상태지만 후반에는 꼭 다시 결합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급으로 외계인에 대해 관심이 많아 불가사의한 소재를 매우 좋아하다 보니 스타게이트, 10,000BC 같이 음모론적 색이 강한 작품들을 자주 만듭니다. 아무튼 스토리와 캐릭터는 빈약하지만 화려한 시각적 효과들과 큰 스케일의 파괴씬을 보여주는데 능한 감독으로 아직도 할리우드에서 영향력을 뻗치고 있습니다.

필모 그래피

인디펜던스 데이(1996)은 1990년대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중 하나로 윌스미스, 제프 골드블럼, 빌 풀먼이 출연했고 가장 오랫동안 회자됐던 장면으로 백악관 폭파가 있었습니다. 외계인들에 의해 백악관이 폭발하는 장면은 매스컴에서 아주 크게 선전이 됐고 이는 제대로 광고효과를 발휘해 흥행해도 성공했습니다. 고질라(1998)는 일본 괴수물 고지라를 각색해 만들었던 영화로 원작과 다르게 디자인된 고질라에 화염도 상상한 만큼 뿜어내지 못해 팬들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괴수물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에게는 나름 선전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후 13층, 패트리어트를 만들면서 다소 아쉬웠던 스토리 부분이 보완됐다는 평도 듣게 됩니다. 투모로우(2004)는 호평과 흥행 둘 다 잡은 영화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재안으로 인해 인류의 파괴를 흥미롭게 다뤄냈습니다. 물론 고증이 약해 전문가들이나 덕후들에게 물어뜯기기도 했으며 그가 제일 잘했던 CG도 부분 부분 허술한 장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2012(2009)는 또 다른 종말론 영화이며 마야 달력에 예측된 종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지진, 쓰나미, 화신 폭발 등을 엄청난 퀄리티의 CG로 표현했으며 인디펜던스 데이 다음으로 두 번째로 흥행했습니다. 그리고 20년 만에 인디펜던스 데이 후속 편으로 인디펜던스데이:리써전스(2016)를 제작했습니다. 원작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비평가과 관객들에게 혹평을 받았으며 전 세계 흥행 성적을 합쳐서 폭망 수준은 면했습니다. 미드웨이(2019)는 태평양 전쟁의 운명을 결정 지은 미드웨이 해전을 기반으로 만든 전쟁영화입니다. 이번 작은 전작들과는 다르게 전투묘사나 작은 소품까지 자문을 받아 학술 고증을 잘 반영한 블록버스터입니다. 극적 요소가 가미된 다큐라고 생각한다면 꽤 괜찮은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하네요. 문풀(2002)은 지구와 달이 충돌하는 소재의 재난 영화로 비평가들의 평가는 썩 좋지는 않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롤랜드 에머리히는 민주당 지지자임을 밝혔는데 어느 부분 영화에도 반영이 되어 정권이 바뀔때 마다 작품 속 대통령 캐릭터의 성격을 달리 표현했습니다. 민주당 정권인 클린턴 시절에는 대통령이 직접 전투기를 타고 외계인과 싸우거나 버락 오바마는 끝까지 국민들을 위해 장렬하게 최후를 맞는 등 대통령의 희생과 정의를 대변하는 인물로 표현했다면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이 집권을 하게 되면 대통령을 죄인이나 악의 배후같이 나쁜 캐릭터로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정치 성향을 차치하고서라도 백악관을 때려 부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는데요.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2012, 화이트 하우스 다운 영화에서 소멸되거나 정말 부서지는 등 가만 내버려두지를 않았습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에 대해 이것저것 공부해 보면서 참 재미있고 색깔이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앞으로도 그의 행보가 어떤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지 여러 의미로 기대가 됩니다. 그럼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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