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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기묘하면서 어두운 분위기와 잔혹한 시각적 연출이 탁월한 작품들을 잘 만들어냅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감독이 누군지 몰랐을 때 너무 재밌게 봤던 영화들이 이분의 작품이란 사실에 한번 놀랐고, 그의 영화가 풍기는 아우라와 다르게 KFC 할아버지 같은 다소 귀여운 인상에 두 번 놀랐답니다. 그럼 오늘 포스팅에서는 귀여운 외모와 반전 매력을 가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만나보겠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소개

어린 시절부터 그로테스크하고 기묘한 글과 그림을 그렸던 기예르모 델 토로를 보며 독실한 카톨릭 집안이었던 가족들은 성당에 가서 기도를 할 정도로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후에 기예르모 델 토로는 특수촬영이나 특수 분장 분야에 10년 정도 전문가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신용카드를 몰래 사용해서 크로노스라는 영화를 단독으로 연출했습니다. 이 작품을 계기로 할리우드에 이름을 알린 그는 할리우드로 건너가 곤충 호러 영화인 미믹을 연출했습니다. 제작사의 지나친 간섭과 개인의 사정으로 영화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해 흥행에 실패를 하게 됐고 그때 멕시코로 돌아가 악마의 등뼈를 연출하며 다시 재기에 성공합니다. 이후에 미국에서 블레이드 2와 헬 보이, 판의 미로 등 뛰어난 영화작품들을 만들어 냅니다. 엄청나게 흥행을 한 영화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졸작 영화도 없다는 게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보여지는데요. 그는 괴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지만 마이너리티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철학이 있는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거장의 대열에 떡하니 이름을 올렸습니다.

주요 작품

헬보이(2004)는 마이크 미뇰라의 만화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지옥에서 태어난 헬보이는 인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캐릭터로 묘사되며 이는 길예르모의 특징 중 하나인 선과 악의 입체적인 연출입니다. 다크 히어로가 주인공이거나 주인공의 반대편에 있는 악역도 이유와 성향을 비중 있게 풀어내 선과 악의 대립을 단순하게 보여주지 않죠. 이 작품은 델 토로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잘 표현했지만 유머와 인간적인 부분을 적절하게 잘 배치해 헬보이를 매력 있게 보여줬습니다. 길예르모 델 토로가 잘하는 시각적인 디테일과 고딕적인 느낌이나 어두운 색감으로 신비롭고 묵직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판의 미로(2006)는 델토로 감독 스타일의 정점을 찍은 작품으로 그를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판의 미로는 저의 베스트 인생 영화 중 하나로, 기괴한 괴물과 현실을 모호하게 만드는 스토리 전개, 그리고 열린 결말로 끝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인데요. 스페인 내전 후 사회는 억압과 폭력으로 가득 찼으며 이를 상징하는 인물로 새아버지로 나오는 비달 대위를 통해 당시 독재 정치의 잔혹함과 억압성을 드러냈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어리고 여린 오필리아에게 마법 같은 판타지의 세계의 문이 열리게 되는데 이 환상은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이중성을 보여줍니다. 환상의 세계에서 오필리아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은 현실의 잔혹함을 은유적으로 반영합니다. 그런 회색빛 가득한 세상에서 오필리아는 자신의 동생을 구하기 위해 피를 흘리는 희생을 감수하는 순수하고 도덕적인 선택을 합니다. 델토르가 그린 판타지 세상은 시각적으로 매우 강렬하지만 그저 자극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의 저항 또는 자유를 은유적으로 내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저희 아이들이 관람 가는 한 나이가 될 때쯤 꼭 이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퍼시픽 림(2013)은 처음에는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을 맡을 뻔했지만 여러 이유로 무산됐다가 나중에 델 토로가 메가폰을 잡게 된 영화입니다. CG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예거의 조종석을 작동 가능하게 만들고 물을 퍼부어 가며 촬영하는 등 아날로그 특수효과를 즐겨 사용하는 그의 방식은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가 있는데요. 퍼시픽 림을 제작할 초기에도 제작비에 타협하지 않고 거대 로봇과 괴수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 3D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습니다. 하지만 수익확대를 위한 제작사의 제안으로 3D영화관 상영 및, 40주의 3D작업 기간의 보장 조건을 걸고 3D작업을 진행시키는 걸로 계획을 변경했죠. 스타워즈, 캐리비안 해적, 아이언맨 등 SF블록버스터를 맡아온 3D팀이 투입되어 압도적인 퀄리티의 영화를 만들어냅니다. 괴수 영화 외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느낌이 진했던 이유는 퍼시픽 림은 어릴 때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의 로봇 만화를 보며 자란 그가 꿈을 펼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예고편을 본 해외반응은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고질라를 떠올렸고, 실제 감독 또한 그 둘을 오마쥬한 것이라고 합니다. 세이프 오브 워터(2017)는 판의 미로 이후 수작 성인 동화라는 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꽤나 우울하고 비극적인 판의 미로와 달리 밝은 분위기의 작품으로 유머도 많이 나오는 편으로 화려한 멜로드라마와 기괴한 판타지를 잘 융합하였습니다. 단순히 괴물과 인간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사회적 소수자 차별을 내포하는 이야기로 장애인인 엘리이자와 지성과 감정을 가졌지만 인간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인어를 통해 사회적 소수자 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20세기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무척 심했던 때라서 영화에 흑인,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을 차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이 영화는 감독상뿐만 아니라 미술상, 음악상도 다수 수상할 정도로 사운드 트랙 또한 굉장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종횡무진 활동가

미믹의 흥행 실패로 스페인으로 돌아가 제작했던 악마의 등뼈로 재기에 성공한 그는 블레이드 2를 찍었습니다. 사실 기예르모는 헬보이를 찍기를 원했으나 미믹의 참패로 헬보이는 어렵지만 블레이드는 가능할 것이라는 조언에 블레이드 2 제작을 맡았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보란 듯이 헬보이를 연출했죠. 그는 판의 미로 이후로 멕시코, 스페인, 미국을 돌며 제작이나 각본을 맡았습니다. 뒤틀린 판타지를 제대로 표현해 낸 판의 미로를 정점으로 점점 대중적인 작품을 흥행시키는 그의 행보에 골수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그는 감독뿐만 아니라 크리에이터로서의 평판도 상당해서 다른 영화 제작에도 많이 참여했는데요. 주로 호러장르의 영화로 비영어권 감독들을 지원사격해 주거나 동화나 애니메이션 작품에도 참여했습니다. 쿵푸팬더2나 가디언즈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하고 호빗 실사 영화 시리지의 감독도 맡을 뻔했으나 여러 이유로 각본가로서 참여하기도 했답니다. 스트레인이라는 뱀파이어 호러소설 3부작으로 소설가로도 활동을 했고, 게임과 만화, TV시리즈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서바이벌 호러게임의 메인 디렉터,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각본가, 만화 몬스터의 TV시리즈 감독 등 다양한 부분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물론 회사의 파산이나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무기한 연기되면서 결과물들은 하나도 나온 것은 없지만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시도하는 모습이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탑오브탑 덕질쟁이

영화인들은 대체로 독특한 것에 빠지는 덕질 성향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예르모는 상당한 덕질쟁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괴수나 괴물이 나오는 영화를 매우 좋아했고 만화는 가장 세련된 대중 예술 문화 중 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 기예르모는 당연하게도 거대 로봇물도 아주 좋아하는데요. 퍼시픽 림의 제작은 그의 덕심이 얼만큼인지 짐작케 합니다. 2013년 8월 퍼시픽 림 일본 개봉 기념으로 일본을 직접 방문하여 아키하바라에 들려 자신이 좋아하는 괴수 장난감을 싹쓸이해 갔다고 하네요. 그리고 일본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일본인 아역배우가 감독의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하자 '토토로'라고 불러주라며 긴장을 풀어줬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델 토로 감독의 이미지가 토토로와 비슷한 나머지 델 토토로를 검색하면 토토로와 엮은 그림들이 쭉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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